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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박리는 과거에는 전혀 치료 방법이 없어서 진단이 곧 실명에 대한 선고와 같은 병이었다. 안과의사에게 가장 큰 어려움을 준 이 질환은 그러나, 고낭이 망막의 열공을 폐쇄함으로써 망막을 재유착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하루 아침에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바뀌었다. 그 이후 여러 면에서 치료 방법이 개선되면서 치료의 성공율도 차츰 높아졌다. 그래서 한동안은 망막박리를 어떻게 잘 진단하고, 어떻게 잘 치료하느냐가 망막의사로서의 유능함을 판가름하는 판정기준인 듯 여겨졌었고, 망막박리라는 질환은 망막의사라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은 대상으로 간주되었다.
근래에는 유리체절제술의 발전으로 수술 시간도 많이 단축되었고 , 그 밖에도 여러 면에서 치료방법이 개선되어 현재는 상대적으로 예전보다 망막박리를 더 쉽게 여기는 경향도 생겼다. 그러나 치료의 성공율은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며 여러 곳에 넘어야 할 산이 산재해 있다. 특히 어린이나 고도근시 환자에서 발생하는 망막박리, 여러 가지 다른 병에서 합병되는 망막박리, 또 증식유리체 망막병증 등은 여전히 치료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 책은 한국 망막 치료의 대부이신 이재흥 교수님의 저작이다. 1995년에 선생님의 지도 아래 문하생들이 함께 모여 책의 원고를 만들고 검토하여 이 책의 초판을 완성하였고, 이듬 해에 출판하게 되었다. 모든 문장을 여러 문하생들이 함께 모여 일일이 검토하여 소홀함이 없고, 앞뒤의 어긋남이 없도록 하였다. 본인도 당시에 저자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음을 큰 영광으로 여긴다.
이제 오랜 세월이 흘러 개정을 하게 되었다. 바뀐 내용을 일부 고치고, 그 이후 새로이 발전한 부분을 추가함으로써 책의 개정을 마무리하였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다시 검토하여 보니 초판의 원고가 훌륭하여 초판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도 별로 고칠 부분이 많지 않음을 느꼈고, 얼마나 초판의 완성도가 높았던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십여 년만에 개정판을 내놓게 되었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망막박리란 병에 관하여 기초를 다지고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람이 없겠다.
2014년 12월
정 흠 |
